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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문법

[문법기출] 중세 국어의 관형격 조사와 부사격 조사(2023년 6월 고3 모평)

▪ '나의 살던 고향'은 '내가 살던 고향'과 같은 의미로 '나'에 관형격 조사 '의'가 결합하여 '살던'의 의미상 주어를 나타내는 특이한 구조임.

 

▪ 관형격 조사 '의'가 주격 조사처럼 해석되는 경우가 중세 국어에서도 확인됨.

(예) 聖人의(聖人+의) ᄀᆞᄅᆞ치샨 法 [성인의 가르치신 법]’의 경우, ‘聖人’은 관형격 조사 ‘의’와 결합하고 있지만 후행하는 용언인 ‘ᄀᆞᄅᆞ치샨’의 의미상 주어로 기능하고 있음.

 

이러한 '의'는 중세 국어 관형격 조사 결합 원칙의 예외에 해당함. 중세 국어의 관형격 조사는 평칭의 유정 체언에는 모음 조화에 따라 'ᄋᆡ/의'가, 무정 체언 또는 존칭의 유정 체언에는 'ㅅ'이 결합하는 원칙이 있었는데, 'ㅅ'이 쓰일 자리에 '의'가 쓰였기 때문임.

 

중세 국어 격조사 결합 원칙의 또 다른 예외는 부사격 조사에서도 확인됨.

 

시간이나 장소를 나타내는 부사격 조사는 결합하는 선행 체언의 끝음절을 기준으로, 모음 조화에 따라 '‘나죠ᇰ애’(나죠ᇰ+애), ‘므레’(믈+에)에서처럼 ‘애/에’가 쓰임. 단, 끝음절이 모음 ‘이’나 반모음 ‘ㅣ’로 끝날 때에는 ‘뉘예’(뉘+예)에서처럼 ‘예’가 쓰였음.

 

그런데 '애/에/예'가 쓰일 위치에 부사격 조사인 'ᄋᆡ/의'가 쓰이는 경우도 있음. 이러한 예외는 ‘봄’, ‘나조ㅎ’[저녁], ‘우ㅎ’[위], ‘밑’ 등의 일부 특수한 체언들에서 확인됨.

(예) ‘나조ㅎ’에는 ‘ᄋᆡ’가 결합하여 ‘나조ᄒᆡ’(나조ㅎ+ᄋᆡ)로, ‘밑’에는 ‘의’가 결합하여 ‘미틔’(밑+의)로 나타났음.

(예) 우희(우ㅎ+의)

 

중세 국어의 부사격 조사 가운데 관형격 조사가 그 구성 성분으로 분석되는 독특한 경우도 있음.

(예) ‘ᄋᆡ그ᅌᅦ’는 관형격 조사 ‘ᄋᆡ’에 ‘그 ᅌᅦ’가 결합된 형태이고 ‘ㅅ긔’ 역시 관형격 조사 ‘ㅅ’에 ‘긔’가 결합된 부사격 조사임. 이들은 ‘ᄂᆞᄆᆡ그ᅌᅦ’(ᄂᆞᆷ+ᄋᆡ그ᅌᅦ)나 ‘어마니ᇝ긔’(어마님+ㅅ긔)와 같이 사용되었는데, 평칭의 유정 명사 ‘ᄂᆞᆷ’에는 ‘ᄋᆡ그ᅌᅦ’가, 존칭의 유정 명사 ‘어마님’에는 ‘ㅅ긔’가 쓰임.

 

중세 국어의 ‘ᄋᆡ그ᅌᅦ’와 ‘ㅅ긔’는 각각 현대 국어의 ‘에게’와 ‘께’로 이어짐.